셀프 감정 코칭의 필요와 방법

내 옆에서 누군가가 마음의 문을 열고 귀 기울여줄 때
Photo by Joshua Jung

     우리 중에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지만 마음이 아프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자 하니 정신병도 아닌데 괜히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 것 같다.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니 내가 요구하지도 않은 충고를 늘어 놓는다. 때로 사랑하고 의지했던 사람에게 비판과 잔소리까지 들으면 아픈 마음은 더 갈기갈기 찢어진다. 상담을 받을까 하지만 한 두번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인지라 상담하면서 투자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 좀처럼 발길이 떼지질 않는다. ‘그냥 시간이 약이니 참고 기다리자’ 또는 ‘내가 참으면 되지. 그러면 다 괜찮아 질거야’ 하다가는 어느 순간에 별일 아닌 일에 그만 폭발하고 만다. 그것도 자신보다 힘이 없고 어린 사람에게…… 그런 본인의 모습을 보자니 더 많은 슬픔과 회한이 밀려온다. 남들 앞에서는 웃고 있으나 마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아프고 부끄럽지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필자의 이야기였다.

 

  1. ‘셀프 감정 코칭’이란 

   기적의 언어 라이프 플래너 & 저널을 사용하시는 분들께 가장 사용하기 어렵게 느껴지는게 있다면 아마도 ‘셀프 감정 코칭’ 저널일 것이다. 감정 코칭이란 누군가 어떤 사건을 회상할 때, 먼저 1) 감정의 언어로 소통하고 그 후에 2) 이성적인 생각으로 3) 긍정적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셀프 감정 코칭이란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인식하고 존중하며, 동시에 그 감정을 일으키게 한 자신의 필요를 돌아보는 일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보는 것이 가능해지고, 감정을 추스리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 역경을 이겨나가게 된다. 이렇게 셀프 감정코칭이란 지속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돌봄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하여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과정이다. 비록 지금은 이 과정이 낯설더라도, 끊임 없는 반복을 통해 누구나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일구어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키 포인트는 반복, 즉 훈련을 통한 결실로서의 행복이다. 행복은 주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훈련을 통해 얻는 삶의 태도이다.

 

2.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을 하는 이유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며, 또한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감정지능이 높다고 한다. 이들은 성적이나 지능 또는 일의 성과나 부의 크기에 상관 없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줄 안다. 그들은 겸손하지만 당당하다. 그들의 얼굴은 평안하며 잔잔한 미소가 있다.  그들에게 부족함과 단점이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 부족함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힘과 지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인생의 여러가지 감정, 즉 자신이 느끼는 기쁨과 슬픔, 평안함과 분노의 폭넓은 감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며 풍요롭게 경험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에게 가까이 있다. 행복감이란 그런 사람이 스스로의 생각을 이성적으로 다스려, 아름답고 선하며 덕이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얻게되는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마음이 너무 병들거나 아프지 않다면 말이다. 필자는 이렇게 겸손하지만 당당하고 평안한 웃음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이 저널을 쓴다.

 

3.  ‘셀프 감정 코칭’ 방법: 비폭력 대화

     셀프 감정 코칭은 마샬 로젠버그 박사의 비폭력 대화  (또는 평화로운 대화)의 4가지 구성요소와 그 순서를 바탕으로 한다. 먼저 비폭력 대화는 4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관찰이다. 관찰은 말하는 사람이 보고 들을 것을 객관적 사실로 서술하는 것이다. 이때는 사건에 대한 그 어떤 해석이나 판단도 자제한다. 그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듯이 구체적으로 말한다. 두번째는 느낌이다. 자신이 관찰한 것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을 말한다. 우리의 감정은 상당히 다양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 또한 다양하다. 때로는 우리의 생각이 마치 느낌인 것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바람직한 대화의 결과를 얻지 못하게 한다. 그렇기에 <비폭력 대화>에 소개되어 있는 감정 언어를 참고하길 권고한다. 세번째는 필요이다. 화자가 그런 느낌이 든 이유는 자신의 필요 (또는 소원, 가치)가 충족 되었거나 또는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족 되었더라면 기쁨과 만족과 감사 등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실망과 슬픔과 좌절 등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인류의 보편적 필요에 대한 목록도 책에 서술되어 있다. 네번째는 부탁이다. 부탁을 할 때는 애매 모호한 표현이나 무례한 태도를 피한다. 긍정적이며 가까운 미래에 또는 지금이라도 행동으로 실천이 가능한 것을 부탁한다. 상대방이 그 부탁대로 행동 했을 때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도록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부탁한다. <비폭력 대화> 4-5장을 참고하라.

 

4.  당신의 감정과 필요에 민감하라

     관찰, 느낌, 필요, 그리고 부탁만 기억하면 된다. 정말 간단한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실전에서 실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막상 감정이 올라오는 상황에서는 필자 또한 예전의 습관에 따라 감정이나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아니 솔직히 종종 있다. 이렇게 필자의 필요에 의해 플래너에 셀프 감정 코칭 저널란이 만들어졌다. 실전에서 실수하고 실패 했더라도 플래너를 펼쳐 저널을 써나가다 보면 상황이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인다. 비디오를 보듯이 기억을 되돌려 상황의 전개를 생각해본다. 감정이 정리가 되고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필요가 분명해진다. 막상 버럭 화는 내고는 “내가 왜 화를 냈지?” 할때가 있지 않은가? 처음에는 필자 스스로의 진짜 감정도, 또 그 감정을 일으키게 한 채워지지 않은 필요도 좀처럼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앉아서 생각해 보아야 했다. 이때 책을 펼쳐서 로젠버그 박사가 써 놓은 목록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렇듯 자신의 느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리송할 때는 목록에 쓰여 있는 감정언어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이것이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인가?’하고 생각해 본다. 인간의 보편적 필요 목록도 같은 방법으로 참고한다. 신기하게도 짜증나고 화나는 감정 밑에 숨겨진 실망감, 좌절감, 안타까움, 슬픔 등의 진짜 감정을 찾아내면 어느 정도 마음이 추스려진다. 마음이 진정되고 차분해 지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지면서 희열감이 채워지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깨달았다면 다음 과정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다.

 

5. ‘셀프 감정 코칭’ 순서와 코칭의 마지막 단계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석한 후에 감정의 언어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감정은 이성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실 감정이 올라와서 흥분상태에 있을 때에는 그 감정이 느끼기에 좋은 것이듯 아니면 피하고 싶은 것이든 상관 없이 이성적 판단이 제대로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감정의 언어로 스스로와 소통이 된 후에는 이성적 판단이 쉬워진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엉켜있던 실타래가 스르르 풀리듯 복잡했던 머리가 순간적으로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니 감정이 정리가 된 후에야, 비로소 어떻게 하면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본다. 자신이나 상대방이 지금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정중히 나의 필요를 채워주기를 부탁한다. 또는 상대방에게 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 부정이 아닌 긍정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를테면 “그렇게 짜증나게 서있지 말고 내 앞에서 사라져.”가 아니라, “내가 조용히 시간을 갖고 감정을 추스릴 수 있게 10분 동안 혼자 있게 해 주겠니?”라고 명확한 표현으로 부탁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4가지를 모두 갖추어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찰이나 필요 같은 요소를 간과한채 부탁만을 한다면 상대방에게 상당한 오해를 살 수 있다. 상대방은 부탁을 들어주기는 커녕, 상황을 피하려고 핑계를 늘어 놓거나 자신을 방어하거나 또는 공격의 태도 등을 취하게 된다. 그렇기에 순서에 맞추어 모든 요소를 상세히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책의 6장을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6.  대화법 예시: 자신을 위한 대화법

     이 대화법은 상당히 의식적인 과정이기에 처음에는 너무나 부담스럽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를 깨닫게 된다면 당신도 필자와 같이 또 다시 실패할 것을 알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가기로 마음먹게 될 것이다. 대화의 간단한 예시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화자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보라야, 다 먹고 비운 그릇들이 식탁에 그대로 있고 렌지에는 찌개에서 튄 김치 국물이 말라 붙어 있는 것을 보니 (관찰) 내가 짜증이 나는구나 (느낌). 나는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 언제든지 깨끗이 정리 되어있길 원해 (원함/필요). 그릇은 설거지 해 놓고, 렌지는 깨끗이 닦아 줄래 (부탁)?”

화자의 필요가 채워졌을 때: “태희야, 짝궁이 넘어지면서 네가 제일 아끼는 노트를 밟아 표지가 찢어졌는데도 네가 화내지 않고 다친 친구를 위로해 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주는 것을 보고 (관찰) 선생님이 감동 받았어. 정말 기쁘고 네가 자랑스럽다 (느낌)! 왜냐하면 선생님은 너희가 항상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거든 (필요). 선생님이 상처에 붙일 밴드를 가져다 줄까 (제안)?”

이렇게 화자 본인을 위해 비폭력적 대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는 최대한 솔직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며 관찰, 느낌, 필요, 부탁의 순서를 지켜 이야기 한다.  

 

7. 대화법 예시: 상대방을 위한 대화법

     또는 화자가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고 공감하며 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이 과정을 사용한다.  

상대방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여보, 아이들 앞에서 ‘게으름 떨지 말고 집안 좀 빨리 청소해. 오늘은 당신이 청소 하기로 했잖아!’하고 내가 소리 지르는 것을 들었을 때 (관찰), 실망스럽고 화나고 짜증났어요 (느낌)? 내가 예의를 갖추어 말하고 아이들 앞에서 당신의 인격을 존중해 주기를 바랄텐데 (필요) 미안해요. 당신이 청소기를 밀기 쉽게 내가 가구들을 치워주고 다시 원위치로 놓아 줄게요.”

상대방의 필요가 채워졌을 때: “아빠, 제가 월요일 부터 5일 동안이나 계획표 대로 생활하고 동생들 공부도 도와주니 (관찰) 흐뭇하고 든든하시지요 (느낌)? 아빠는 저희가 책임감있게 인생을 개척하고 서로 도우며 사이 좋게 자라길 원하시잖아요 (필요). 오늘은 아빠를 도와서 동생들과 마당에 꽃도 심을게요 (제안).”

     <비폭력 대화>를 읽다보면 곳곳에서 유용하고 실제적인 예시들이 많이 나온다. 각 장마다 제공되는 테스트도 로젠버그 박사가 의미하는 비폭력 대화를 배워가고 익혀 가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 실천하고 싶다면 카드(비폭력대화 공감카드게임 그로그 , 또는 영어로 Kids GROK)를 사서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8. 필자가 경험한 효과

     필자는 몇 년 동안 주로 본인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이 대화법을 사용하거나 저널링을 했다. 집안에 다툼이나 갈등이 생길 때 이 방법을 사용하여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갔다. 또는 이 방법에 맞추어 편지를 써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도저히 보이지 않고 답답할 때는 책을 다시 펴 들었다. 그 때 필요한 내용을 부분적으로 읽고 적용해 보았다. 신기한 것은 비폭력적 대화를 적용할 때 아무리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충실히 과정을 따르다 보면 얽혔던 감정이 풀리고, 관계가 회복되고, 갈등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정직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아무리 당황스럽고 때로는 창피할지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보다듬고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는 쌓아 놓은 사건이나 감정도, 충족되지 않은 필요도 많기에 그만큼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을 반복해 나가면서 과정을 밟는 시간도 단축되며 해결해야할 감정들도 줄어든다. 점점 더 자존감이 높아지고, 가정이 화목해지며, 웃음이 늘어가고, 자신감이 붙는다. 필자는 이제는 충족되지 않은 필요 외에도, 충족 되어진 필요에 대한 저널링을 해서 상대방에게 사진을 찍어 보여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저널링을 하다보면 비슷한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좀 더 현명하고 평화롭게 갈등을 해결 할 수 있다. 서로를 더욱 공감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갈등을 해결하기에, 쉽고 신속하게 평화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비폭력 대화> 책과 저널링을 할 노트만 있다면 얼마든지 상담가나 코치로부터 얻는 도움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상담의 최종적 목적은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혜와 능력을 길러주는데 있지 않는가! 마샬 로젠버그는 비폭력 대화의 과정이 그저 대화의 기술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것을 거절한다. 그에게 있어서 그리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 비폭력 대화는 서로가 서로를 향한 깊은 존중과 공감으로,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위한 지속적인 기억과 노력의 과정이다. 필자에게 이 과정이 익숙해지기 까지는 꽤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를 적용하는 사람의 열정과 노력에 따라서 비교적 짧은 시일 내에도 자신의 생각과 몸에 베이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신께서 주신 사랑과 연민의 마음에 서로가 맞닿아 있을 때 우리는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필요를 채우며 긍정적으로 문제를 극복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고 기꺼이 노력하기 때문에 행복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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