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이유

11/14/2025 굳이 글쓰기. 스물여덟 번째

 

제 블로그의 이전 글에는 지금 다시 읽어도 마음이 아린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 딸의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 어린아이가 얼마나 속상한 일이 많았던지,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더군요. 놀이터에서, 버스에서, 교실에서 겪은 인종차별로 인해 아이는 미국을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로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가 생긴 듯합니다.

각 사람이 피부색, 언어, 성별, 성격, 종교, 배운 것, 하는 일,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에 상관없이 그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수용 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려는 딸의 마음은 지금도 동일해 보입니다.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오하이오주의 백인 시골 마을인 버태비아 Batavia, Ohio에서 어느 한 아이가 딸에게 말했다. “네가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금발 머리와 푸른 눈이 없기 때문에 예뻐질 수 없어.” 딸은 “응, 나도 알아”라고 대답했다.

그곳에서 딸의 모습이 자신들과 다른 것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내 딸을 사랑해 준 백인 친구는 한 명뿐이었다. 어느 날 딸이 그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 그곳에 온 아이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 주었던 한 아티스트는 딸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 눈이 참 예쁘다. 멋진 나비에 딱 어울리는 모양이야! 이 나비를 그려 줄 눈을 오랫동안 찾고 있었는데 드디어 만나게 되었구나!”

딸은 자신의 눈이 미국인에게도 예뻐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물론 교회에 가면 자신을 예뻐해 주시고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시는 많은 백인 어른이 계셨지만, 그때만 해도 아직 어렸던 딸에게는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더 컸던 듯하다.

자신은 미국 아이들처럼 말하고 미국 아이들처럼 생각하는데, 거울을 보면 기대했던 백인 여자아이가 아닌 검은 머리와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동양 아이를 발견해 화들짝 놀라곤 했다는 말을 사춘기 소녀가 되어서야 내게 들려주었는데 너무 안쓰러웠다.

7년 전 오하이오주를 떠나 동양인들이 많이 사는 시애틀 근방으로 이사를 왔을 때, 딸은 처음으로 친구들로부터 “네가 예뻐서 너랑 친해지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제야 자신이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이 아니어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한국인도 아닌데 한국 노래나 드라마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과, 자신도 먹지 않는 매운 오징어볶음을 학교에 싸 들고 와 맛있게 먹는 타인종 친구들을 보면서 문화충격을 겪었다.

같은 미국 땅이지만 너무나 다른 세상에 사는 딸은 지금은 동양인이라는 것이,한국인이라는 것이 당당하고 자연스러워졌다. 드디어 거짓된 자아상을 벗어버리고, 동양인이자 한국인으로서의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며 만족해하며 기뻐합니까? 당신 자신이 너무나 소중하고 존귀하다고 믿고 있습니까?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 속에서 당신을 창조하신 그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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