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감정 코칭 저널 사용 예시

모두의 가슴 속에 심겨져 있는 그 사랑.
그 사랑이 우리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의 동기가 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필자는 갈등이 생기면 꾹 참고 묻어 두었다가 여러개의 억울함과 분노가 쌓이고 쌓이면 한꺼번에 폭발하곤 했다. 남편은 이런 필자를 보고는 ‘평상시는 천사였다가 화가나면 너무나 무서운 마녀로 돌변한다’고 농담조로 이야기 하곤 했다. 어려서부터 자유로운 생각과 감정이 발달되지 못하도록 여러 방면으로 통제를 받아온 필자는 스스로의 감정도, 정확히 무엇 때문에 화가 난지도 잘 모를 때가 많았었다. 그러니 평화로운 대화로 갈등을 풀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신은 갈등이 생길 때 어떻게 그 갈등을 풀어 가는가?

 

     마샬 로젠버그 박사가 창안한 비폭력 대화의 정신과 방법을 배우고 의식하며 살아온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 또한 아직도 평화적으로 갈등을 풀어가는 일이 쉽지는 않다. 여전히 배우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 방법을 고수해 나갈 생각이다. 감사히도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실천해 오면서 여러가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그 기술을 끊임 없이 발전시키기 위해서 플래너에 셀프 감정 코칭란을 작게 만들었다.

     갈등은 점점 적어지고 있으나 주기적으로 파도를 타듯이 서로에 대한 오래된 오해와 아픔이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런 때는 필자의 기억에 아직 지워지지 않은 서러움과 아픔으로 인해 쉽게 화가 나게 된다. 이때 감정을 정리하고, 뒤틀리며 엉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하는데는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이 제일 큰 도움이 된다. 상담가들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지만 지금껏 필자가 접해온 상담에 관한 책이나 강의 등을 정리해 보면 로젠버그 박사의 비폭력 대화는 모든 상담의 기본이자 근원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몇몇 지인들에게는 개인적인 요청으로 필자의 저널을 사진 찍어 공유해 드렸지만,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가족사가 드러나는 지극히 사사로운 일들을 예시로 드는 것은 상당히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독자들의 유익을 위해 또 필자의 플래너를 사용하고 계시나 아직까지 셀프 감정코칭 저널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공백으로 남기시는 분들을 위해서,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로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기로 하겠다. 셀프 감정 코칭의 유익과 자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셀프 감정 코칭의 필요와 방법 에서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첫 번째 예시

관찰: 한 아이가 아침 상을 차리고 “밥 먹자~”하고 부르면 그 때서야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간다. (밥은 8시 경에 먹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 일을 보고 10분에서 15분 후에야 식탁 앞에 나타난다. 몇 년 동안이나 반복해온 습관이다. “음식이 다 식은 후에 나오면 밥을 차린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여러번 이야기 해주었으나 잘못을 뉘우치는 말이 없다.

느낌: 여러번 이야기해도 변하지 않아서 실망스럽고 언짢다. 다른 식구들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에 짜증이 난다.  나중에 결혼 해서도 이 문제로 부부간에 갈등을 일으킬까봐 걱정이 된다. 아이의 배우자에게서 ‘아이 교육을 어떻게 했냐’는 원망의 소리를 들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다. (저널에는 공간이 작으니 밑줄친 느낌만 쓴다.)

필요, 가치, 원함: 가까운 식구들의 감정이나 필요를 돌아보고 배려해주길 바란다. 식사 예절을 지키고 가족 안의 규칙을 지키길 원한다.

요청: “oo야, 아침은 항상 8시에 먹으니까 화장실 볼일을 미리 보고, 8시 전에 부엌으로 나와서 다른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시작해 줄래?”

 

두 번째 예시

관찰: 한 아이가 음식을 했다. 음식이 잔뜻 묻은 손을 물로 완전히 씻어내지 않은 채 물건들을 만져서 수건, 냉장고, 찬장 서랍, 찬장 문, 찬장 안의 접시에 까지 밀가루가 묻었다. 어지러진 부엌을 청소하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 나는 “네가 더럽힌 것을 치우느라 엄마가 1시간을 썼는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했고, 아이는 “죄송해요, 제가 벌금을 물을게요”라고 답변했다.

느낌: 평상시 손을 깨끗이 닦는 것을 강조해 왔고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번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화가 났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필요, 가치, 원함: 불필요한 노동을 줄여서 더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깨끗한 뒷정리와 부엌 사용을 원한다.

요청: “oo아, 엄마는 지금 시간이 정말 귀중해. 할 일이 많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짧은 시간이라도 아껴서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싶어. 손에 뭍은 재료가 여기저기 묻지 않도록, 음식할 때는 손을 깨끗이 잘 씻어줘.”

 

세 번째 예시

관찰: A가 주방에서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들으며 저녁 식사를 차리고 있는데, B가 A에게 신문 수사를 하듯이 뭐라 말했다. 나는 A에게 “신문 하듯이 말하지 말고 예의를 갖추어서 이야기 해”라고 했다.

느낌: 아이들이 서로 싸우니 슬프다. A가 B에게 좋은 형제가 되어 주었는데 그것을 자꾸 잊어버리고 A에게 함부로 대하는 B의 태도에 실망스럽고 신경이 거슬린다.

필요, 가치, 원함: B가 A에게 말할 때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태도로 말하길 원한다. 그동안 A가 B를 위해 해준 모든 일들에 대해서 기억하고 인정하고 감사하기를 바란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기를 바란다.

요청: “oo아, 엄마는 네가 C랑 잘 지내듯이, 또 엄마에게 다정하게 대하듯이 A에게도 사랑스러운 태도로 대하면 좋겠어. A가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들으면서 일을 할 때는, 잠깐 듣고 있던 것을 멈추어 달라고 부탁한 후에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줄래?”

 

네 번째 예시

관찰: (필자가 살고 있는 시애틀 지역은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우기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는 햇볕을 보는 일이 드물다.) A는 “오늘은 햇볕이 딱 한시간만 나오니 지금 당장 레돈도 해변가에 가서 걷고 오자”고 했다. 나는 계획했던 모든 일을 뒤로 하고 갑작스러운 A의 제안에 따라 나섰다. A는 온화하고 친절한 태도와 어투를 유지했으나 집을 나서면서부터 다시 돌아올 때까지, 갈등을 풀기 위해 마음을 여는 대화는 고사하고 일상의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느낌: 실망감과 막막함.

필요, 가치, 원함: 관계 회복을 위해 단 10분이라도 마음을 담아 A가 먼저 말을 꺼내길 바랬다.

요청: “우리 사이에 갈등이 있을 때,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 전에, A가 먼저 갈등을 푸는 대화를 시작해 줄 수 있어?”

 

다섯 번째 예시

관찰: A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예쁘다고 껴안고 뽀뽀하면 같이 좋아했는데, 만 13살이 되면서 머리카락만 건드려도 간지럽고 싫단다. 사춘기가 시작되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거니 하지만 매일 한 번 이상은 신체 접촉을 가볍게 시도해 본다.

느낌: 아쉽고 조금 슬프다. ‘내가 뭘 잘못 했나?’하는 약간의 걱정도 든다.

필요, 가치, 원함: A와 끈끈한 관계성과 스킨쉽.

요청: “oo아, 이제는 네가 허락하지 않는 신체접촉은 자제할게. 그런데 나는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 네가 거부감이 들지 않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A는 ‘엄지척’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 해달라고 요청했다. 필자가 ‘엄지척’을 하면 자신도 ‘엄지척’으로 응답하는 것으로 이 일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필자가 이에 적응 하는데는 6개월이 걸렸다. 필자가 A를 안아주고 싶고, 뽀뽀해 주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해서 그만큼 오래 걸린 것이다.  감사히도 아이가 14살이 되자 스킨십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막 자고 일어날 때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여서 뽀뽀해 주고 안아주면서 “사랑해”라고 속삭이면 아이도 필자를 안아주고 “사랑해요”라고 응답해 준다.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다 ㅎㅎㅎ )

 

여섯 번째 예시

관찰: A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를 위해 영어로 번역한 내 블로그 글을 몇 번 수정해 주었다. 바쁘다며 어쩔 수 없이 해주곤 했는데, 오늘 저녁에는 짜증이 난 얼굴로 “꼭 이렇게 길게 써야겠어요? 하루에 2 문단만 고쳐줄테니 그것만 올리세요”라고 말했다.

느낌: 실망되고 섭섭하다.

필요, 가치, 원함: 나는 A가 이해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말하길 원한다.

요청: “oo야, 엄마를 도와줄 때는 좀 더 친절한 말투와 표정으로 해주면 좋겠어. 엄마가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도전하는데 이해하고 격려해 줄래?”

 

일곱 번째 예시

관찰:  B가 잘한 일이 있어 그것에 대해서 가족이 함께 얘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A가 자신이 모든 면에서 B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며 B의 성취에 대해 비웃듯이 이야기 했다. 요즘에 몇 번이나 관찰한 행동이어서 나는 “아무리 재능이 많은 사람도 그 재능을 발전시키려면 노력을 해야 해. 그런데 너는 노력은 별로 안 하는구나. B는 항상 노력을 많이 해. 그게 진짜 멋진거야.”라고 말했다.

느낌: 아무리 농담이지만 자신은 높이고 남을 깎아 내리는 모습에 슬프고 실망되고 짜증이 났다.

필요, 가치, 원함: 친절함, 존중, 상냥함과 사이좋은 관계를 원한다.

요청: “oo아, 너는 잘 하는게 많아.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고 무시하는 말투로 말하는건 예의에 어긋나. 다른 사람이 잘한 일에는 진심으로 칭찬해 주면 좋겠어.”

 

여덟 번째 예시

관찰: 몸이 너무 피곤해서 새벽 5시에 알람 소리를 못 들었다. 7시에 울린 알람 소리에 겨우 깨서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아침에 계획한 일을 거의다 포기했고 게다가 스케줄에도 없던 운동 영상을 보고 따라했다. A가 원하는 곳에 차로 데려다 주면서 A에게 신경질적으로 퉁명스럽게 툭 쏘아 붙였다. A는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나는 “미안해, 그리고 이에 대해 먼저 얘기해 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느낌: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웠고 부끄럽고 민망했다. 계획대로 살지 않은 것 때문에 언짢고 짜증이 났다.

필요, 가치, 원함: 내 계획을 준수하고 알차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 늘 배우고 성장하는 삶, 책임지는 삶을 살고 싶다.

요청: “oo아, 엄마가 엄마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민망하고 짜증이 났는데, 화살을 네게 돌려서 미안해. 네가 약속에 늦거나 뭔가 부족한 점이 있을 때에라도 예의를 갖추어 부드럽게 얘기할게.”

 

아홉 번째 예시

관찰: A와 아이들 학교 트렉 위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덩치가 큰 개가 입을 벌리고 우리를 향해 뛰어왔다. 곧바로 개의 주인이 숲 길에서 나오면서 “나무가 통째로 쓰러져 있었어요”라고 얘기했다. A는 “저런 사람들이 제일 싫어. 지 개는 안 무는 줄 알아”라고 말했다. 나는 “한 번도 문 적이 없었나보네”라고 맞받아 쳤다.

느낌: 상대의 어투에 실망하고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화가났다.

필요, 가치, 원함: 무서울 땐 그냥 무섭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길 바란다. 예의를 지키고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좋겠다.

요청: “개한테 물릴까봐 무서웠어? 개 주인이 개의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다니게 해서 짜증이 났어?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개 목줄을 해서 아무데나 뛰어다니며 위협감을 주지 않으면 좋겠어?”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다독여주는 말을 하자.

 

열 번째 예시

관찰: A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수업 시간이 끝나 헤어질 때까지 방방 뛰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툭툭 치고 밀었다. 나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A를 붙들고 내 눈을 똑바로 보라고 했다. “oo가 뛰어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건드리고 밀면 그 사람이 아프잖아. ‘미안해’ 하고 얘기 해야지”하며 사과를 시켰고 A는 “미안해”라고 말했다.

느낌: 그동안 여러번 만나면서 A가 많이 안정되어 가고 학급의 규율에 적응되어 갔었는데 오늘의 돌발 행동에 실망되고 혼란스럽고 언짢았다.

필요, 가치, 원함: A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아끼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요청: A를 꼬옥 안아주고 눈을 보고 “oo야, 선생님은 oo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예의 있게 행동하면 좋겠어. 그래서 다른 사람을 밀치거나 때리면 선생님이 실망스럽고 화가나.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싶지? 선생님의 이야기가 다 끝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줘. 이야기 끝나면 우리 공놀이 할까?”

 

     문제나 갈등이 있을 때, 우리는 오랫동안 몸에 베어온 습관에 의해서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쉽게 판단한다. 우리는 우리를 비난하고, 방어하고, 문제를 회피하고 (여기서 문제란 ‘서로의 충족되지 않은 필요나 가치’와 그로인해 발생한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을 말한다), 상대나 환경을 탓하고, 경멸하고, 담을 쌓는 말들을 종종 듣는다. 반대로 우리 스스로가 그런 말을 하기도 한다. 필자 또한 아직도 이러한 습관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때때로 실수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러한 우리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말들은 듣는 상대를 찌르고, 결국은 그 말을 한 우리 스스로를 찌른다.

     비폭력 대화에 근거한 셀프 감정 코칭을 쓰는 것은 여러 장점이 있다. 저널링을 하면, 갈등이 오히려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 보는 기회로 바뀌게 된다. 상처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과 필요를 솔직히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우리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아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자신과 상대에 대한 이해가 깊어 지면서, 마음이 치유 되기도 하며 관계가 회복 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고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실천 방법들을 생각해 내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당신을 비폭력 대화를 사용한 셀프 감청 코칭 저널링에 초대한다. 당신과 당신의 가정에도 사랑과 웃음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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