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상황을
언제나 객관적으로 볼 수만 있다면
지난 주의 <당신의 뇌를 다스리라 2.>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의 필수 요소와 순서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에는 네 가지 필수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관찰, 감정, 욕구 (또는 필요, 바램, 가치), 그리고 요청입니다. 이 네 가지의 필수 요소를 순서대로 기록하시는 것이, 어느 하나를 빼먹거나, 순서를 바꾸어 기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저널링은 자신이 반복해서 겪어온 갈등의 해결을 목표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의 갈등은 거의 비슷한 일로,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 비슷한 양상으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고와 말의 표현과 갈등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입니다.
1) 관찰
지금 당장 해결하고 싶은 갈등을 하나 정합니다. 특별하게 큰 갈등이 없으시다면, 반복적으로 겪은 갈등의 상황을 비디오를 찍듯 관찰하여 ‘관찰’ 란에 적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기억해 봅니다. 그것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기록합니다. 자신과 상대의 인격이나 성향, 상대의 말이나 행동의 이유 등을 본인의 판단으로 지레짐작해서 평가하고 해석하지 않습니다. 객관적 사실만 적습니다.
2) 감정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열 받고 짜증나는 감정 이면에 깔려 있는 진짜 감정을 찾습니다. 슬프고, 아쉽고, 당황스럽고, 걱정되는 감정들 말입니다. 솔직하고 자세하게 적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비폭력 대화> 책의 감정 목록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또는 인터넷에서 ‘비폭력 대화 느낌 목록’을 검색해서 하나 하나 읽어 내려가며 자신의 진짜 느낌을 찾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전의 저처럼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찾는 것이 익숙치 않으시다면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감정 언어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감정을 찾는 시간이 단축될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 깊이 감추어 두었던 그 두려움, 외로움, 창피함, 서글픔 등을 찾아서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DMZ 비무장지대에 묻혀진 지뢰를 찾아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찾아 명시할 때, 우리의 어두웠던 감정들은 갑자기 녹아 없어지기도 하고 서서히 줄어 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편도체가 안정화 됩니다. 그제야 비로소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고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감정이 가라 앉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수월해집니다.
*<비폭력 대화> 책에는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라 생각했으나 사실은 우리의 판단이나 해석이 담긴 표현들과 기타 필요한 정보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비폭력 대화> 책을 꼭 읽으시길 권합니다.
3) 욕구
자신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은 자신의 어떤 욕구가 채워지거나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짜증이 난 이유가 몸의 피로로 쉼이 필요해서 였는지,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었어야 했는지,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상대가 도와주길 원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였는지 생각해 봅니다.
<비폭력 대화> 책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욕구 목록’을 참고해 기록하시면 좋습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진짜 욕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욕구 뿐만이 아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직, 성실, 배려 등의 가치 등을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는 자신에게 충족되지 않은 필요나 원함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욕구를 깊이 들여다 보면 가끔은 누군가에게 알리기 쑥쓰럽거나 창피하게 느껴지는 것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저널에 기록한 당신의 욕구는 당신만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리고 당신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그제서야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요청
상대방의 어떤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봅니다.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것을 찾습니다. “~를 하지 마세요” 같은 부정문이 아닌 “~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긍정문으로 작성합니다. 상대에게 부탁할 때는, 정중한 태도로 “~해 주시겠어요?”라고 요청합니다.
요청을 할 때는 상대방이 당신의 요청에 거절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당신의 요청에 거절할 수 없고 무조건 수용하길 원하는 것은 요구입니다. 상대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인격체로서 상대를 존귀하게 여기는 성숙한 사람의 태도가 아닌 것입니다.
요청은 타인에게 할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요청보다는 자신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당신의 필요와 욕구와 가치를 스스로 채워주고 만족시켜 줄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 때에도 ‘주책 떨지 말자’ 같이 부정적이고 애매한 말 보다는 ‘~을 ~하게 하자’라고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자신의 필요를 채울 때, 타인을 이해하고 도울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당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거나 창피해야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네 자신을 사랑하듯 네 형제와 자매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것은 자신을 참으로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용납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긍휼히 여기며 존중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스스로에게 적절한 돌봄을 베풀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제 더이상 “너 때문에”라고 누군가를 탓 할수 없게 되었지요? 물론 누군가의 배려가 우리의 삶을 더욱 퐁성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가 무엇을 해 주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거짓 믿음을 버릴 때입니다.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고, 자신의 삶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할 때입니다.
‘비폭력 대화’를 사용한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의 필요와 효과
갈등이 생겼을 때 ‘비폭력 대화’는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비폭력 대화’를 미리 숙지하지 않았고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았다면, 막상 위기의 상황이 닥쳐서 파충류의 뇌라고 불리는 편도체가 활성화 되었을 때 ‘비폭력 대화’의 정신이나 방법이 기억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며, 평소의 습관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연습하고 훈련하지 않았다면, 가까스로 ‘비폭력 대화’를 생각해 낸다 하더라도 자주 말하지 않았던 표현과 대화법이 급박한 긴장 상황에서 갑자기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혼이나 법정 싸움 같은 큰 문제가 없더라도 평상시에 ‘비폭력 대화’를 읽고, 그것을 토대로 셀프 감정 코칭 저널을 쓰는 것이 위기의 상황을 방지하고 대비하는데 대단히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평상시에 ‘편안전활’을 훈련하면,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편도체를 안정시키고 전전두피질이 활성화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집니다.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을 습관적으로 작성하다 보면 우리의 사고 방식이 바뀝니다. 대화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갈등이 줄어들고 그만큼 위기도 줄어듭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향한 긍휼의 마음이 커져가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평안해집니다. 그 평안하고 안정감 있는 마음이 위기의 상황을 헤쳐나갈 힘을 줍니다.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을 습관적으로 작성하다 보면 해결자 마인드로 상황을 바라보게 됩니다. 객관적 상황 인식이 가능해집니다.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해 집니다.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비교적 평안할 때 우리의 사고와 관계 속에서 습관화 된 ‘비폭력 대화’의 문제 해결 방식은, 우리가 위기의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서로에게 핑계를 대던 습관에서 자유로와집니다. 자연스럽게 서로 윈-윈하는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편안전활’의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렇게 우리는 안정감 있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위기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필자의 ‘셀프 감정 코칭’ 부가 자료
제가 2021년에 쓴 블로그 글들을 통해 셀프 감정 코칭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넓히실 수 있습니다. 셀프 감정 코칭의 필요와 방법은 여기를,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의 간략한 소개는 여기를, 셀프 감정 코칭 저널 예시는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자세한 도움을 얻고 싶으시다면 마샬 로젠버그 박사의 책 <비폭력 대화> Nonviolent Communication: A Language of Life를 참고해 주세요.
결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몸을 참으로 신묘막측하게 지으셨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위험을 감지할 때 편도체가 활성화 됩니다. 편도체는 위기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소화기나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등의 기능을 자동적으로 떨어뜨립니다.[6] 그래야 우리 몸의 피와 에너지가 혈관과 근육 등 싸우거나 도망가는데 필요한 부위에 집중되고, 우리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위기 상황은 가끔만 경험하는게 좋습니다. 우리 몸이 매일 그런 스트레스와 긴장을 느끼게 된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병들게 됩니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우리가 하는 공부나 일의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갈등과 위기는 점점 더 늘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현대인들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셀프 감정 코칭 저널을 쓰고 일상의 삶에서 비폭력 대화를 실천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맞서야 하는 현대 사회의 잦은 긴박감과 위기감을 줄여갈 수 있습니다. 이 저널링은 당신의 편도체를 안정시키고 그대신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당신의 삶은 긍정적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에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물론 ‘비폭력 대화’를 습관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몇 달 또는 몇 해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많이 공부하셔야 하고 많이 노력하셔야 합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책의 필요한 부분들을 읽고 적용하셔야 합니다. ‘비폭력 대화’가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반복적으로 연습하셔야 합니다. 끊임 없이 자신에게 상기 시키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아직 습관이 되었다 하지 않고 노력하는 단계이더라도 그 효과를 경험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책이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랑하고 용서하고 섬겨야할지 방향성을 잡아 주는 진리를 담은 책이라면, <비폭력 대화>는 그 구체적인 방법들을 터득할 수 있게 하는 지혜가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폭력 대화>는 안정감 뿐만 아니라 평화로운 관계를 맺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가장 실제적인 교과서이며 도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마샬 로젠버그 박사의 영어 원서 <Nonviolent Communication: A Language of Life>나 한글 번역본 <비폭력 대화>를 찾아서 읽어 보시고, 느낌 목록과 욕구 목록을 참고하여 셀프 감정 코칭 저널링을 시작해 보세요.
[1] https://synapse.koreamed.org/upload/synapsedata/pdfdata/1223jkdsa/jkdsa-7-107.pdf 대한치과마취과학회지:2007; 7: 107~113, 불안, 공포의 정의 및 조절,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정신과학교실, p.3
[2]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body/bodyDetail.do?bodyId=51&partId=B000016
서울아산병원
[3] 위키백과https://kowikipedia.org/wiki/%EC%A0%84%EC%A0%84%EB%91%90%ED%94%BC%EC%A7%88
[4] 서울아산병원, 인체정보, 전두엽(Frontal lobe)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body/bodyDetail.do?bodyId=148&partId=B000007
[5] 사실 김주환 교수님의 “편안전활”의 주요 기법은 앉거나 서서 또는 운동을 하면서 하는 명상이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에게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김주환 교수님이 명상을 소개할 때 학문적이고 과학적인 것을 기반으로 하고 종교적인 색체를 배제하려 노력하시지만, 힌두교나 불교 등에 기원을 둔 명상들이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6] 긴장 상태에서 쉽게 체하고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며, 스트레스에 오래 노출되어 있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